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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월 - 오세영

jjs2275 2010. 2. 9. 16:25
   
             2월  -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 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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