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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설날 아침에 - 김종길

jjs2275 2010. 2. 13. 22:40
                                                                                  
    설날 아침에 -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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