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 밤,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된다고 누나는 정말처럼 심각하게 애기하고 눈꺼풀은 사돈하자고 자꾸 졸라대고 자버리면 눈썹이 하얗게 될 것 같고 어제 장날 엄마가 새로 사준 운동화 끌어안고 끈을 풀었다 꾀었다.... 엄마는 부엌에, 솥안에, 뒤주안에, 소 마구에, 마당가운데 촛불, 호롱불 밝히고 설날은 멀었다. 하얗게 보낸 그믐밤은 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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