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시

[스크랩] 그 길 위에서 - 곽재구

jjs2275 2013. 6. 18. 20:50
                                                                                                       
                                                    그 길 위에서 - 곽재구  
                                                            산을 만나면 산을 사랑하고
                                                            강을 만나면 강을 사랑하리
                                                            꽃이 많이 핀 아침을 만나면
                                                            꽃향기 속에서 너에게 편지를 쓰리
                                                            언덕위에선 
                                                            노란 씀바귀꽃 하모니카를 불고
                                                            실눈썹을 한 낮달 하나
                                                            강물 속 오래된 길을 걷지
                                                            별을 만나면 별을 깊게 사랑하고
                                                            슬픔을 만나면 슬픔을 깊게 사랑하지
                                                            그러다가
                                                            하늘의 큰 나루터에 이르면
                                                            작은 나룻배의 주인이 된
                                                            내 어린날의 바람을 만나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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