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시

마음 고치려다 / 이명수

jjs2275 2015. 6. 19. 10:13

    마음 고치려다 / 이명수
     널다리 건너 개심사(開心寺)에 갔습니다
     산속으로 난 찻길 버리고 
     세심동(洗心洞) 개심사(開心寺) 입구에서부터
     돌계단 108개쯤 밟고 갔습니다
     세심(洗心), 개심(開心) 하는 일이
     어디 쉬운 노릇입니까
     외나무 널다리 건너는 일만큼만
     된다면야 
     밤새 건너고 또 건너겠지만
     나이 들면 마음에도
     겹겹의 기름때가 들어차
     뜻대로 씻어낼 수 없으니
     씻을 마음, 고칠 마음 그냥 
     챙겨 안고 돌아가는 하산길
     골 너머 마애삼존불
     왜, 날 보고 웃음 흘리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