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시

입술 도둑맞고 -박종영-

jjs2275 2005. 3. 20. 11:43
   
입술 도둑맞고       -박종영
길을 걷다가 갑자기 달려든 
봄바람에 입술을 도둑맞았다 
기쁘기도 하고 조금은 서운해도 
가슴이 야릇하다 
어느새, 밭둑 개망초 
푸른 잎이 해죽해죽 웃는다 
저거 겨울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지독한 것, 밉기도 하지
뒤질세라 매화향기 가슴 가득 
퍼지는 날에 안 쓰러히 
또 한차례 눈물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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