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시

비가 와도 좋은 날 - 이외수

jjs2275 2005. 7. 29. 01:30
        
                  비가 와도 좋은 날       - 이외수 - 
                    옛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은 창 밖에 비가 와도 좋다. 
                    밤은 넝마처럼 시름시름 앓다 흩어져 가고, 
                    자욱한 안개 님의 입김으로 조용히 걷히우면 
                    하늘엔 비가 와도 좋다.
                    세상은 참 아프고 가파르지만 
                    갈매기도 노래하며 물을 나는데, 
                    옛 사람이 그리울 때만은 창 밖에 주룩주룩 비가 와도 좋다. 
                    옷이 다 젖도록 비가 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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