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시

깨순이 에게 - 김종구

jjs2275 2005. 8. 17. 18:53
      
       깨순이 에게 - 김종구-
        깨순아!
        명절마다 듬직한 신랑
        무소에서 우르르 쏟아지는  
        자두 같은 아이들 보면 너를
        내 각시 할 걸 그랬나? 생각해 본단다
        어제 박꽃처럼 웃고 있는 널 보고나서
        낼 아침 나팔꽃 시켜 동네방네 소문내련다
        다섯 살 아래라도 숭굴숭굴했던 깨순아!
        난, 말이 없는 니 언니 은순이를 좋아 했었단다
        눈치코치 없이 끈질기게 따라다니던
        우리사이 훼방꾼 깨 깨 깨순아 
        니 얼굴을 짜 내리면 
        들기름 서 말은 나올거라
        소도 먹지 않은 들깻잎처럼 고개 돌렸다
        니  마침표들 구신같이 은순이한테 이전해놓고
        하얀 아줌마로 용도 변경한 너를 보면
        질투 나서 야 
        니 아이들 보는 앞에서
        들 깨 순 아 아 !
        참 깨 깨 순 아 !
        기름 잘 나오냐 ? 
        크게, 크게 놀려 주고 싶다 야
        푸짐한 궁딩이 눈으로 콕 콕 찔러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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