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시

[스크랩] 추석 지나 저녁때 - 나태주

jjs2275 2010. 9. 23. 13:13
   
                                           추석 지나 저녁때 - 나태주
                                                      남의 집 추녀 밑에 
                                                      주저앉아 생각는다 
                                                      날 저물 때까지 
                                                      그때는 할머니가 옆에 
                                                      계셨는데 
                                                      어머니도 계셨는데 
                                                      어머니래도 젊고 이쁜 
                                                      어머니가 계셨는데 
                                                      그때는 내가 바라보는 
                                                      흰 구름은 눈부셨는데 
                                                      풀잎에 부서지는 바람은 
                                                      속살이 파랗게 
                                                      떨리기도 했는데 
                                                      사람 많이 다니지 않는 
                                                      골목길에 주저앉아 생각는다 
                                                      달 떠 올 때까지.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