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시

봉숭아 - 도종환

jjs2275 2006. 8. 13. 23:34
 
봉숭아   - 도종환-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자국이 박혀
사랑아 ~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배어
사랑아 ~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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