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시

[스크랩] 축 10월! - 황인숙

jjs2275 2009. 10. 4. 17:24
                                                                                            
                                                                 축 10월!  - 황인숙  
                                                                                 요 며칠 사이, 누군가 자꾸 창을 기웃거리는 것 같아
                                                                                 뒤숭숭해 있었다
                                                                                 나무: 그대에게 내
                                                                                 흔들리는 손 보냅니다
                                                                                 작별이 아닌
                                                                                 안부의 손짓을
                                                                                 저기 저 들판에
                                                                                 겸허히 꿇어엎딘 무리들 보셨나요?
                                                                                 햇님과 바람에 경배드리는 낟가리들이군요
                                                                                 그대도 추수를 마치셨는지?
                                                                                 좀더 추운 날
                                                                                 달님보다 창백한 햇님 아래
                                                                                 그대의 들을 찾을
                                                                                 땅뙈기 없는 이를 위해
                                                                                 이삭이나 넉넉히 남기셨는지?
                                                                                 난 한다발 일국을 두겠어요
                                                                                 내 작은 뜨락에 들를
                                                                                 그대를 위해
                                                                                 축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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