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 이정하 동행 - 이정하 같이 걸어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그것처럼 우리 삶에 따스한 것은 없다. 돌이켜 보면,나는 늘 혼자였다. 사람들은 많았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언제나 혼자였다. 기대고 싶을 때 그이 어깨는 비어 있지 않았으며, 잡아 줄 손이 절실히 필요했을 때 그는 저만치서 다른 누군가와 이야.. 좋은 글. 시 2005.12.10
빈집 - 기형도 빈 집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믈들아 잘 있거라,더 이상의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없은 내 사랑 빈 .. 좋은 글. 시 2005.11.27
이야기 ... 김재진 이야기 - 김재진 - 모든 것 다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날 반짝이는 햇살이 다가와 아니라고 말했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으니 아무것도 잃을 것 없다고 어깨에 앉은 햇살이 내게 아니라고 말했네. 좋은 글. 시 2005.11.05
꽃멀미 - 이해인 꽃멀미 ... 이해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 좋은 글. 시 2005.08.28
깨순이 에게 - 김종구 깨순이 에게 - 김종구- 깨순아! 명절마다 듬직한 신랑 무소에서 우르르 쏟아지는 자두 같은 아이들 보면 너를 내 각시 할 걸 그랬나? 생각해 본단다 어제 박꽃처럼 웃고 있는 널 보고나서 낼 아침 나팔꽃 시켜 동네방네 소문내련다 다섯 살 아래라도 숭굴숭굴했던 깨순아! 난, 말이 없는 니 언니 은순이.. 좋은 글. 시 2005.08.17
아름다운 세상 ... 김춘경 아름다운 세상 -김춘경 남을 위해 웃을 수 있고 남을 위해 눈물 흘릴 수 있는 내가 사는 곳은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누구를 위해 말할 수 있고 누군가를 위해 침묵할 수 있는 내가 사는 곳은 따뜻한 세상입니다 너는 나에게 나를 너에게 보내는 우리 모여 하나가 되는 세상은 가득 찬 기쁨입니다 남을 위.. 좋은 글. 시 2005.08.02
비가 와도 좋은 날 - 이외수 비가 와도 좋은 날 - 이외수 - 옛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은 창 밖에 비가 와도 좋다. 밤은 넝마처럼 시름시름 앓다 흩어져 가고, 자욱한 안개 님의 입김으로 조용히 걷히우면 하늘엔 비가 와도 좋다. 세상은 참 아프고 가파르지만 갈매기도 노래하며 물을 나는데, 옛 사람이 그리울 때만은 창 밖에 주룩주.. 좋은 글. 시 2005.07.29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 조병화 -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조병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무언가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 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뒹구는 거리에 한 줄의 시를 띄우지 못하는 사람은 애인이 없는 사람 이란다 함박눈 .. 좋은 글. 시 2005.06.10